포르쉐의 첫 4도어 스포츠카 파나메라(Panamera)가 부분적으로 모델 변경이 됐다.
첫 모델이 2009년에 나왔으니 벌써 4년가량 지난 셈이다.
처음 파나메라가 나왔을 때는 우리들이 가지고 있던 스포츠카에 대한선입견을
많은 부분에서 깨뜨렸었다.
그것은 전통적으로 2도어 스포츠카만을 만들어온 포르쉐가 내놓은 첫 4도어 승용차 모델이라는
점에도 그렇지만, 파나메라가 주목 받은 또 다른 이유는 그의 뒷모습의 디자인 때문이다.
파나메라의 차체 구조는 정확히 이야기하면 트렁크 공간이 분리된 3박스의
세단 구조가 아니라, 5도어 해치백 구조이다.
아마도 5도어 해치백 형태의 승용차 중에서는 파나메라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값비싼 모델일 것이다.
2014 년형 파나메라
2010 년형 파나메라의 뒷모습
파나메라의 디자인은 전체적인 인상으로 보면 포르쉐 911 계열의 디자인과
그 흐름에 있어서는 동일하다.
마치 포르쉐 911 모델의 차체를 앞뒤로 길게 늘여놓은 듯한 인상이 그것이다.
그렇지만 뒷모습, 특히 데크와 범퍼로 이어지는 차체의 형태는 911의 그것이
매끈하게 한 덩어리로 처리된 것에 비하면, 파나메라는 양쪽의 테일 램프와 데크의
볼륨이 각각 독립되어 세 개의 덩어리를 이루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었다.
그런 이유에서 ‘엉덩이’ 라는 별명이 붙었었는지도 모른다. 물론 어디에도 세
덩어리의 엉덩이는 없겠지만 말이다.
2014 년형 파나메라의 뒷모습
막강한 볼륨감을 가진 911 쿠페의 뒷모습
그런데 이와 같이 테일 램프와 데크 리드의 볼륨이 독립적으로 설정된 디자인의
대표적인 사례는 ‘뱅글의 엉덩이(Bangle's Butt)’라는 애칭(?)을 얻었던 2002년에
등장했던 BMW의 7시리즈(E65)이다. 크리스 뱅글이 치프 디자이너로 디자인 개발을 지휘했던
7시리즈는 등장 초기에 많은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이상했던 것은 사람들이 그렇게 비판을 하면서도 그 차를 샀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후에 그러한 분리된 볼륨을 가진 ‘엉덩이’ 형태의 뒷부분은 많은 메이커에서
유사한 사례들이 등장했다.
나누어진 볼륨을 가진 E65 모델
차체의 형태는 사실 통합적으로 보면 하나의 입체이지만, 그 입체를 구성하는
각 부분들의 형태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되느냐 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차체의 형태가 단지 모양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
부분들이 차량의 기능과 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새로 바뀐 파나메라의 뒷모습은 전반적으로 볼륨을 강조하고 있다.
번호판을 범퍼 아래로 내려서 테일 게이트 부분을 더 간결하게 정리했다.
좀 더 본래의 포르쉐다운 이미지를 가지려는 시도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