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살펴볼 차량 ‘레이스(Wraith)’의 디자인은 고급 승용차로써는
그 이름의 발음만큼이나 드물게 보이는 유형이다. 게다가 그 이름의 뜻도 예사롭지 않다.
레이스(Wraith)는 망령(亡靈), 혹은 유령(遺靈), 즉 죽은 사람의 영혼이라는 뜻이다.
이런 단어로 차량 이름을 짓다니 하는 생각이 들 법도 하지만,
이 차를 만든 브랜드를 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다.
롤스로이스 레이스(Wraith)
그 브랜드는 다름 아닌 세계 최고급 승용차의 브랜드 롤스로이스(Rolls Royce)이다.
롤스로이스는 일찍이 실버 고스트(Silver Ghost; 은빛 유령)라는 이름의,
너무 부드럽고 조용해서 마치 은빛 유령 같다는 차를 만들었고,
현재 만들고 있는 브랜드 최고급 모델의 이름도 팬텀(Phantom; 유령)이며,
조금 대중적인(?) 모델 고스트(Ghost; 유령)를 비롯해서,
그야말로 유령 시리즈를 계속해서 만들어 왔다.
그래서 오늘 살펴보는 레이스(Wraith) 라는 이름은 롤스로이스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이름인지도 모른다.
매끈한 패스트백 형태의 레이스
우리가 여러 매체를 통해 볼 수 있는, 혹은 거리에서 마주치는 많은 종류의 차들은 저마다
천차만별의 가격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 중에는 우리들이 평생동안 단 한번도 타보지 못할 정도의 고급 승용차들도 많다.
그럴 정도의 고가의 승용차들 중에 최고급 승용차, 고급승용차 중의
고급승용차가 바로 롤스로이스 일 것이다.
그래서 롤스로이스의 디자인은 일반적인 기준과는 다른 부분이 많다.
우선 그 크기에 있어서 일반적인 승용차의 크기를 능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디테일이나 재질 등등에서 우리의 상식을 크게 벗어나는 경우도 많다.
그런 이유에서 레이스의 차체 스타일은 세단이나 쿠페의 트렁크가
독립된 노치백(notch back) 형태가 아닌, 매끈하게 빠진 패스트 백(fast back) 형태이다.
그런데 이런 스타일은 어쩌면 귀족들의 스포츠카로써 어울리는 스타일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뒤 유리는 차체에 고정돼 있고, 트렁크 리드만 열리는 구조이다.
즉 패스트 백(fast back) 형태이지만, 해치백(hatch back) 구조는 아니다.
레이스의 차체 측면 뷰
레이스의 측면에서 보면 뒤로 날렵하게 달려간 C-필러의 형태를 볼 수 있다.
아울러서 A-필러에서 시작된 크롬 몰드가 유리창을 따라 흐르면서 C-필러로 가면서
점점 굵어져 존재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시작되어 후드와 A-필러와 지붕, 그리고
C-필러를 거쳐 트렁크 리드까지 투 톤(two tone) 컬러로 처리돼서 차체 측면의
볼륨이 완전히 구분되는 이미지로 클래식한 스타일을 강조하고 있다.
별빛 조명 천정과 코치도어 방식의 출입문
원목으로 만들어진 도어 트림 패널
게다가 운전석과 조수석 문의 개폐 방식이 뒤쪽에 힌지가 달려서 도어 앞쪽이 개방되는,
이른바 ‘코치 도어(Coach door)’로서, 클래식한 이미지를 더욱 강조한다.
게다가 도어 트림 패널은 원목을 그대로 사용해서 만들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요즈음의 차들이 중량이나 원가 등의 문제, 그리고 대량생산방식의 작업 한계 등으로
원목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물론 이처럼 본래의 재료를 사용해서 만들어져서 차체 중량이 3톤 가까이
나감에도 불구하고 주행성능은 뛰어나다고 한다. 이런 것이 고급승용차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C-필러 트림에 작은 거울도 달려있다
이런 특징은 실내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별빛 이미지를 이용한 천정의 무드 램프와
C-필러 트림에 부착된 작은 거울 등은 최고급승용차로써의 여유로움과
낭만을 나타내는 모습임에 틀림 없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환기구에 사용된 금속의 재질 역시 보통의 양산차들이
ABS수지와 같은 플라스틱에 도금을 한 것이라면 레이스는 모두 리얼 알루미늄과
리얼 우드 패널로 만들어져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최고급 재질로 만들어진 실내
새로 등장한 레이스는 21세기에 존재하는 최고급승용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한편으로 이런 모습은 자동차의 역사 초기에 나타났던 공예방식으로 만들어졌던
최고급승용차들과 같은 개념의 모습이다.
첨단의 기술로 만들어진 강력한 성능을 가지면서도 공예방식에 의한
최고급의 품질, 이것이 롤스로이스 브랜드가 추구하는 품질과 성능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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